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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 3 주일(가)

 

✙ 찬미예수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부활하신 예수님의 평화와 축복을 빕니다. 그동안 주일마다 각 가정에서 영상으로 미사를 지내시고 계시겠지만, 머지않아 곧 성전에서 여러분과 함께 미사를 봉헌할 날을 기대합니다. 생활방역과 함께 전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가 되겠지만 본당에서도 안전하고 기쁜 미사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할 것이며, 교구의 지침이 발표되는 대로 자세한 내용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복음읽기(루카 24.13-35)

 

✙ 복음묵상

   스승이신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제자들은 예루살렘을 떠나 엠마오로 길을 걷던 중에 예수님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그분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합니다. 나중에 빵을 떼어 나누실 때 그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심을 알아보는 극적인 내용을 오늘 루카 복음은 전합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사도행전)과 복음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변화되어가는 제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자포자기에 빠진 제자들의 상태를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다.’(루카24,16)라고 전하며, 그들의 얼굴도 ‘침통한 표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절망에 빠진 제자들이 빵을 떼어 주실 때 ‘눈이 열리어’ 예수님을 알아보았고, 예수님께서 길에서 성경을 말씀해 주실 때 속에서 ‘마음이 불 타 올랐다’고 전합니다.

 

   ‘눈이 가리어졌다’는 것은 공포와 어둠에 사로잡혀 앞이 캄캄한 상태, 곧 미래에 대한 희망(希望)이 사라진 제자들의 당면한 현실을 보여 줍니다. 자기들도 스승이신 예수님처럼 붙잡혀서 죽음을 당할지도 모르는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죽했으면 그들이 다락방에 숨기까지 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포기하고 인생길을 바꿀 만큼 눈이 가리어진 것입니다. 예루살렘을 떠나는 제자들의 무거운 발걸음만큼이나 그들의 얼굴도 ‘침통한 표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절망에 빠진 제자들이 주님과 함께 만찬을 나누면서 눈이 열리게 되었다는 것은 그들을 짓누르던 절망과 공포가 사라지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용기와 희망이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마음이 타오를’ 정도로 가슴 벅찬 용기로 참된 예수님의 제자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을 떠나온 제자들에게는 이제 길을 바꾸어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려는 용기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삶의 가치가 바뀌고 인생의 길이 달라지고 목적지가 분명해졌습니다. 제자들은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그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 부활하셨음을 선포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변신한 제자들의 삶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고난과 시련에도 무너지지 않고 ‘하느님께서 다시 살리신다.’는 희망으로 사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S.Kierkegaard 1813-1855)는 “절망(絶望)이야말로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단테(Dante 1265-1321)는 신곡(神曲)에서 지옥을 설명하면서 “여기에 들어오는 모든 이는 일체의 희망을 버려라.”라고 했습니다. 너무도 적절한 정의라 할 수 있습니다. 희망이 없고 절망만이 남아 있다면 그곳이 바로 지옥이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고통과 시련 중에서도 하느님께서 나를 일으켜주시리라는 희망이 있다면 이 땅에서 천국을 사는 것이고, 우리 구원에 대한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가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대해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1베드3,15)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 대한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 인 것입니다.

 

   희브리어로 희망(希望)을 뜻하는 ‘티그바(Tikvah)’라는 단어는 ‘밧줄’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궁지에 몰리거나 앞이 캄캄할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아 밧줄을 내려 주시길 간절히 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마세요!’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내려 주시는 그 밧줄을 꼭 잡고 산다면 우리가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에게 이러한 희망의 결정적인 기초를 놓아 주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당신께서 몸소 부활하시어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여 주셨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영원(永遠)한 삶’과 ‘부활(復活)’을 믿는 것입니다. 이런 믿음으로 훌륭히 살아온 천주교 신자들의 임종을 지켜본 적이 있는데, 대부분 기쁘게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하느님을 만나리라는 복된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주님을 찬미하면서까지 보여준 아름다운 죽음은 주변 사람들을 감동케 하고, 나아가 같은 신앙을 가진 것을 은혜롭게 여기게 됩니다. 이것이야 말로 하느님께 대한 거룩한 희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담대하게 선포합니다. “하느님께서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키시고 영광을 주시어, 여러분의 믿음과 희망이 하느님을 향하게 해 주셨습니다.”(1베드1,21)

 

   우리의 희망은 그저 모든 것이 잘 되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아닙니다. 부활하신 예수님 안에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언젠가는 우리의 삶이 충만해지며 완성되리라는 믿음으로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복된 희망으로 우리의 눈이 열려서 하느님을 제대로 뵙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한 주간을 살아갑시다.

 

2020년 4월 26일(도원천주교회)

최경환(F.하비에르)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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