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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부활 대축일

 

✙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며 교우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비록 부활 대축일 미사를 성당에서 함께 봉헌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부활하신 주님을 모시고,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갑시다.

 

✙ 복음말씀(요한20,1-9) 읽기

 

✙ 복음 묵상

   하느님께서 죽음에서 당신 아들을 살리신 일은 놀랍기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화답송에서 시편의 말씀인 “이 날은 주님이 마련하신 날, 이 날을 기뻐하며 즐거워하세.”라고 노래합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십자가에 희생제물이 되셨으나,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신 부활의 영광을 노래하며 부활 대축일을 시작합니다.

 

   오늘 요한복음은 이 놀라운 부활 사건을 전하는 첫 소식으로 소박하고 단순한 ‘빈 무덤’을 소개합니다. ‘빈 무덤’이 예수님의 부활을 알리는 첫 소식이 된 것입니다. 안식일 다음날 예수님을 따르고 사랑했던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의 시신에 향유를 바르기 위해 달려가 보니 무덤이 비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제자들을 불러 옵니다. 복음에서는 그저 빈 무덤을 확인하는 것 밖에는 달리 부활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의 과정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자세하고도 세밀하게 표현했던 요한 복음사가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는 이렇게 간단하게 ‘빈 무덤’을 강조하는 그 의미를 깊이 묵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어난 사건에 대한 기록보다 제자들이 겪고 체험한 예수님 부활의 의미를 더 강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빈 무덤’은 그냥 눈으로만 볼 때는 보통의 무덤과 크게 다르지 않고 특별할 것이 없지만, 제자들을 통해 그 빈 무덤은 부활의 상징이요,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분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의 시작, 곧 부활의 삶이 우리 인류에게 주어졌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 빈 무덤에서 그리스도교와 인류의 희망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빈 무덤은 우리 인간의 삶의 모든 것이 허물어지고, 좌절하더라도 거기에 매몰되지 말고 다시 일어서라는 메시지입니다. 가장 큰 희망은 가장 큰 절망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입니다.

 

   지금 우리 인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바이러스로 너무도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인간의 나약함을 절실히 체험하고 있습니다. 감염의 공포와 죽음의 그림자가 우리 삶을 집어 삼킬 듯이 우리를 좌절하게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무덤을 열고 승리하신 주 예수님의 부활로 지금의 고통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3월 27일 홀로 바티칸 광장에서 기도하시는 교황님의 모습을 언론을 통해 보았습니다. 그 넓은 광장에서 홀로 비를 맞으시며 인류의 고통을 위해 기도하시는 교황님을 보면서 저는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매일같이 수십만 명의 순례객들로 가득 차던 그 광장은 텅 비어 있었고, 연로하신 교황님 홀로 기도하시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 교황님의 기도하시는 그 모습에서 희망과 용기, 사랑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아픔과 고통을 안타까워하시며 이 세상의 고통을 짊어지신 이 시대의 하느님의 종의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황님을 품은 그 바티칸 광장이야 말로 바로 우리 시대의 빈 무덤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빈 무덤 같은 텅 빈 바티칸 광장 한 가운데서 기도하시는 교황님을 보면서 희망과 용기, 그리고 부활이라는 단어를 떠 올리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의 길을 걸어가실 때 모든 이들이 이제는 끝이라고 포기하고 절망했지만 그분은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바로 십자가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살아 계시는 하느님, 무덤을 열고 우리에게 생명과 희망을 주시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고, 그 믿음은 무덤의 문을 열고 새로운 삶을 주시는 예수님의 부활이 없이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왜 하느님은 인간에게 이런 고통을 겪게 하시는가? 하고 물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간이 겪는 모든 고통에 대해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고통은 하느님께서 내리신 고통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초래한 고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고통을 겪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지금의 이 아픈 현실을 감당하면서 우리가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살아오지 않았나 성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힘든 시간이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반성과 회심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시대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이들이 희생과 봉사와 기도로 함께 함으로 이 땅에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의 소명과 책임을 깊이 새기는 부활절이 되도록 합시다. 

 

 

2020년 4월 12(도원천주교회)

최경환(F.하비에르)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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