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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 4 주일(가)

 

✙ 찬미예수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모두 건강히 잘 계시지요? 성당 마당에 피어나는 수선화와 할미꽃을 보면서 교우들과 함께 봄기운을 느낄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차가운 겨울을 견디면서 꽃을 피우는 자연의 섭리를 보면서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 모든 어려움을 잘 극복하리라는 희망을 가지며 주님의 부활절을 기다립니다. 아울러 이런 시기 일수록 우리 주변을 돌아보고 힘든 이웃을 보살피는 따뜻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갑시다.   

 

✙ 복음 말씀(요한 9, 1-41) 읽기

 

✙ 복음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태생 소경을 치유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구약성경 어디에도 인간이 소경의 눈을 뜨게 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소경의 눈을 뜨게 하는 일은 오로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예수님의 치유기적 중에 유독 눈먼 이들에 대한 기적이 많은 것은 그분이 메시아이심을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요한8,12)라는 말씀이 오늘 복음 앞에 나옵니다. 곧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께서 소경의 눈을 뜨게 해주심으로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제대로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저자는 태생 소경이 남자임에도 희랍어에서 남자를 가르키는 단어 ‘아네르’를 쓰지 않고 대신에 ‘인간⸳인류’를 뜻하는 ‘안드로포스’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교부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소경은 인류를 대표하여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영적으로 눈이 먼 존재라는 것 알려 준다.”고 가르칩니다.

  육신의 눈 먼 사람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듯이 영적으로 눈 먼 사람도 인생의 참뜻과 아름다움을 보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소경도 예수님을 볼 수 없기에 그분을 찾아 나설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 소경을 보고 먼저 다가가십니다. 버려진 상태에 있는 영혼, 고통 가운데 있는 영혼에게 예수님이 먼저 다가가 구원의 손길을 내미십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입니다. 

 

  사람들은 눈먼 이에게 어떻게 눈을 뜨게 되었냐고 묻자 그는 ‘예수님이라는 분’이 눈을 뜨게 해주었다고 대답합니다. 단순히 예수님의 이름만 언급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손길을 체험하면서 예수님이 특별한 분이며, 하느님의 일을 하는 분이라는 것을 점차 깨달아 갑니다. 이러한 소경의 생각은 유다 지도자들의 심문을 받으면서 더욱 깊어지고 확고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들은 소경과 그 부모에게 누가 치유했는지에 대해 집요하게 심문을 합니다. 바리사이와 유다인들은 안식일을 지키지 않은 예수님을 죄인으로 여기고 있었기에 예수님께서 소경을 치유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리사이들은 치유받은 소경과 그 부모에게 예수님으로부터 치유받은 것을 부인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당시 바리사이들의 뜻대로 하지 않을 경우 회당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회당에서 쫓겨난다는 것은 유다사회에서는 영원히 매장되어 저주받으면서 종교적⸳사회적인 고립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궁핍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추방은 유다인에게 무서운 재앙과도 같습니다. 이것이 두려운 그 부모는 바리사이들의 심문에 즉답을 피하지만, 소경은 아버지와 달리 내 눈을 뜨게 해주신 그분은 “예언자‘이시며, ‘하느님에게서 오신 분’이시며, ‘주님’이시다.”라고 담대하게 자신의 믿음을 고백합니다.

 

   이러한 소경이 보여준 신앙고백을 요한복음사가는 당시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그대로 요구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신앙을 담대히 고백하고 유다교 회당에서 쫓겨날 운명이라도 감수하자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소경이 구걸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구차하지만 늘 해온 일상이었고 그나마 유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눈을 뜨게 되자 회당에서 쫓겨났고 유다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어 먹고살 길이 막막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눈을 뜨게 된 소경은 그분을 하느님에게서 오신 분이라고 증언하면서 예수님을 선택합니다.

 

  소경의 놀라운 신앙고백을 통해 우리 자신을 성찰해봅시다. 우리가 어떤 순간에 두려움이나 세속적인 손해를 볼 때 자신의 신앙을 적당히 숨기고 신자가 아닌 것처럼 처신할 때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하느님과 세상에 양다리를 걸치고 필요에 따라 두 얼굴로 사는 경우를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눈을 뜨게 된 태생소경은 새 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다가올 고통과 불이익을 예상하면서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증언했습니다.

 

  최근 신자가 된 한 자매가 아파트 반모임에 참석했다가 깜짝 놀랐다는 얘기를 합니다. 옆 동네 살면서 그동안 친하게 지냈던 친구를 반모임에서 만났는데 가톨릭 신자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는 것입니다. 둘이 자주 어울렸지만 그 친구는 한 번도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세상에는 신앙을 드러내는 일이 크게 위험을 감수할 일도 아닐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예수님을 만나서 인생의 길을 바꾼 사람으로서 예수님의 제자임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살아갑시다. 이제 우리 스스로 선언해야 합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가 가톨릭 신자임을 알려주고 예수님께서 내 인생의 눈을 뜨게 해주신 주님이심을 자신 있게 말하고 살아갑시다.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인이란 신분을 자랑스럽게 선언함으로 예수님의 제자로서 세상의 빛이 되어 살아갑시다.

 

  

도원천주교회(2020. 3. 22)

주임신부 최경환(F.하비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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