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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2
하느님 사랑의 선물인 용서
‘용서’ 라는 말을 들을 때 금방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신에게 상처 주었던 사람의 얼굴일 것입니다. ‘용서하고 화해해야지’ 하고 다짐해 보지만 마땅히 용서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해 미루고 미루다가 마음만 더 혼란스럽게 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용서는 아름다운 일이라고 누구나 생각하지만, 막상 나에게 그런 상황 생기면 태도가 달라지면서 용서의 마음이 나에게서 멀어져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용서해야만 할까요?
예수님의 말씀에서 그 답을 찾아봅시다. “너희가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 5,46.48). 이 말씀을 곰곰히 되새겨 보면 우리가 용서해야 할 이유는 인간적 관계나 도리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완전한 사랑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베푸시는 그분의 사랑, 바로 이것이 우리가 용서해야 할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얼마만큼 용서해야 할까요? 하느님의 사랑에는 한계가 없듯이 용서에도 한계가 없습니다. 불의한 이에게도 똑같이 비를 내려주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용서를 미루는 옹졸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의로움과 의지만으로 원수를 사랑하고자 한다면 그 사랑의 실천은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완전한 용서는 끝없는 사랑을 체험할 때 이루어집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끝까지 보여주신 사랑’만이 우리가 본 받아야할 예표입니다.
교부인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349-407)는 원수 사랑의 실천을 아홉 단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불의로 시작하지 않는 것, 자기가 당한 대로 되갚지 않는 것, 평정을 유지하는 것, 억울한 고통도 기꺼이 당하는 것, 더 많이 주는 것, 잘못한 이를 미워하지 않는 것, 사랑하기까지 하는 것, 선을 베풀기까지 하는 것, 원수를 위해 간청하는 것.” 지금 우리 자신은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요?
이 거룩한 사순 시기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완전한 사랑에 동참하여 용서의 도구가 되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완전한 사랑을 닮음으로써만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도원천주교회(2020. 3. 11)
최경환(F.하비에르)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