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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예수님! 도원본당 교우 여러분

               모두 주님 안에서 평안하신지요?

 

 

  본당 공동체가 함께 미사를 봉헌하지 못한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혼자서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교우들의 빈자리를 바라보면서 그 자리에 함께 있을 한분 한분의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일상생활이 멈춘 것 같은 지금의 상황이 마치 모든 것이 얼어붙은 느낌입니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스스로 자신을 고립시키고 최소한의 활동만으로 살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이 사순절이 용서와 자비를 실천할 수 있는 은혜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지루하고 답답한 하루이지만 오히려 평소에 쉽게 가져보지 못한 홀로 지내는 기도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또한 성경 말씀을 가까이 두고 묵상함으로 내 삶 안에 하느님의 말씀을 모시는 은혜의 시간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노력과 기도가 여러분 가정에서 지내는 또 하나의 피정이 되지 않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로를 멀리하며 조심하지만, 한편 바이러스 극복을 위해 최일선에서 사투하는 의료인들과 봉사자들의 헌신, 그리고 수많은 이들의 기도와 후원을 통해서 꽃피는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용기가 되는지 모릅니다.

 

  이런 의미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봉헌해주신 교우 여러분들의 귀한 성금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번 모금을 통해 우리 본당 교우들이 얼마나 하느님 사랑 안에서 신앙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크게 느끼고 하느님께 많은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목평의회를 통해 이미 공지한 것과 같이 1차로 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코로나 진료병동)에 물품 지원(3월 22일자 가톨릭신문 게재)을 하였습니다. 2차로는 본당 구역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한 지원(100가구 이상 대상 생필품지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금액은 교구 차원의 코로나19 성금으로 봉헌할 계획입니다. 이 모든 지원이 마무리 되면 그 내용을 사목평의회를 통해 자세히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어려움을 함께 나누려는 교우 여러분의 봉헌과 믿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가올 성주간과 부활 대축일(4월12일)만이라도 성전에 함께 모여 은혜로운 미사를 봉헌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교구차원에서 미사재개와 신앙생활에 대한 지침이 나오면 즉시 공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각자 개인적인 기도와 사랑의 실천으로 사순절을 보내고 계실 교우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몸의 거리는 잠시 멀어져 있지만 사랑과 믿음 안에서 더욱 가까이 있음을 느끼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우 여러분, 이 시기를 잘 이겨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주님을 찬미하는 미사성제를 봉헌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두려워 마라.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이 너의 구원자이시다. (이사야 41,13)

 

 

2020. 3. 22(사순 제4주일)

도원천주교회 주임신부 최경환(F.하비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