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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에제 37,21ㄴ-28 / -복음: 요한 11,45-56

 

(먼저 독서와 복음을 읽고 묵상)

 

사순 5주일의 복음, 라자로를 살려내신 후의 복음입니다. 요한복음사가는 예수님을 두고 반응하는 반대자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그들이 예수님께서 죽은 라자로를 살려내셨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겠지요. 그래서 마침내 예수님을 처형하기로 최고의회에서 결의합니다. 무언가 확고한 결정인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그들의 위기의식, 불안감을 숨길 수 없습니다. 유다인들의 당황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예수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자신들에게서 빼앗을 것만 같은 두려움, 좌불안석이 따로 없습니다. 과연 무엇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일까. 

말은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삶이고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성전이지만, 사실은 ‘자기 자리’였지요. 소위 ‘기득권’ 말입니다. 지금까지 누려왔고 또 앞으로도 누릴 수 있는 것, 하느님을 섬긴다는 포장지에 감추어둔 속내였습니다. 그 속내가 들통날까 두려웠을까. 자신들에게 나름 닥친 위기를 타개해보겠다면서 선택한 방식이 무엇입니까. 바로 제거, ‘죽음의 방식’ 입니다. 대사제 카야파의 말, 그들의 방식은 이렇게 드러납니다.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 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을 헤아리지 못합니까?” 하느님 방식과는 전혀 동떨어져있습니다. 

그럼 하느님의 방식은 무엇일까. 요한 복음사가는 이렇게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요한 11,51-52) “숨은 일도 보시는”(마태 6,4) 예수님는 그들의 숨겨진 생각들까지 아시면서도 다가가십니다. 모든 하느님 백성을 하나로 모으시기 위해서 직접 찾아가십니다. 살리러 가시는 것이지요. ‘생명의 방식’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묵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방식에 가까이 있는가. 죽음의 방식인가, 생명의 방식인가. 

긴 말은 필요 없겠지요. 

성주간을 앞둔 지금, 솔직하게 묵상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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