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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목)  ‘갈 수 없고, 올 수 없다’

 

오늘 복음에 어떤 부자가 등장한다.

또 한명의 주인공 종기투성이 거지도 등장한다.

거지 라자로에게는 희망사항이 있었다. 복음서는 이렇게 표현해 두었다.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부자의 식탁이라는 용어가 눈길을 끈다.

대체 부자의 식탁에는 어떤 맛있는 것들이 있을까?

구약의 아모스서는 그 옛날 부자의 식탁을 이렇게 표현해 두었다.

그는 상아 침상 위에 자리 잡고, 안락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양 떼에서 고른 어린 양을 잡아먹고, 우리에서 가려낸 송아지를 잡아먹는다. 대접으로 포도주를 퍼마시고, 최고급 향유를 바른다.

 

옛날부터 지금까지도 부자의 식탁은 언제나 풍성했을 것이고, 반면 빈자의 식탁은 또한 여전히 초라했을 것이다.

부자는 변함없이 자신의 것을 자신의 뜻대로 사용하였고, 만족했으며, 행복했다.

부자가 거지 라자로에게 해를 끼친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라자로도 부자에게 보탬이 된 것도 없다.

부자는 자기 재산으로 호화롭게 살았을 뿐이고, 라자로는 불구의 몸으로 거지처럼 살았을 뿐이다.

 

아주 가까운 공간에서 부자와 거지는 살고 있었지만, 서로의 벽은 부잣집 담장보다 훨씬 높았다.

자기 것, 자기 마음대로 쓰면서 살면서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는 딴딴함이 복음에 나오는 부자의 모습이다. 예수께서는 이것이 무척 못마땅한 일이셨을 것이다.

 

부자는 평생 호화로운 식탁에 앉아 맛난 것을 먹어왔지만, 죽음이후 그에게 절실한 것은 목을 축일 물 한 모금이었다.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하지만, 아브라함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그쪽과 이쪽은 건너가고 건너 올 수 없다고 한다.

 

살아생전 부자는 자신의 식탁에서 유쾌해할 때, 대문 밖 누워있는 나자로의 갈증은 단 한 도 안중에 없었다. 이것은 참 아이러니이다.

살아있을 때 거지는 갈증을 느꼈고, 죽음 이후 거지는 위안을 얻는다.

살아있을 때 부자는 유쾌했으나, 죽음 이후 부자는 갈증을 느낀다.

 

예수께서는 이러한 상황이 무척 못마땅하셨을 것이다.

어째서 왜, 살아있을 때도 모두가 유쾌하고, 죽음 이후에도 모두 위안을 얻는 삶을 살 수 없다는 말인가. 살아서든, 죽어서든 둘 중에 하나는 불행해지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예수께서는 원하셨다.

죽음이 후, 큰 구덩이가 놓이기 전에, 서로에게 건너가고 건너올 수 있을 때,베풀고, 나누고, 함께 해 주길 촉구하신다.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이다.

 

아브라함의 이 이야기가 크게 와 닿는 요즘이다.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

요즘 뉴스에서 반복되며 듣는 단어 ‘격리’, 사전의 뜻은 이렇다 : 다른 것과 통하지 못하게 사이를 막거나 떼어 놓음.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함께 미사를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한 달째 지속되고 있다.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는 말씀을 실로 체감하면서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어울리고 부대끼며 함께 하던 평범한 일상이 다들 그리울 것이다.

함께하고 나누는 삶, 서로의 삶에 긍정적으로 참여하는 삶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나누고 함께하는 종교이다.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어 먹고, 우리 또한 누군가에게 건너가 함께하는 삶이 우리를 함께 구원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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