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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독서: 사도 8,1ㄴ-8 / -복음: 요한 6,35-40
(먼저 독서와 복음을 읽고 묵상)
8년 전 일입니다. 신학생으로 영천에 있는 공소에 파견되어 생활할 때, 아주 우연한 기회에 강아지 한 마리를 키웠습니다. 저는 살아있는 것, 꽃도 동물도 참 좋아합니다. 그러나 직접 키워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지요.
흔히 말하는 똥개. 어느 식당에 들렀다가 여러 마리 강아지들이 뛰어 놀고 있기에, 그냥 데리고 가라는 사장님의 말에 혹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쓰여 5천원 드리고 데려왔지요.
흔히 생각하는 돌봄. 씻기고 먹이고 산책하고. 저도 눈으로 본 것이 전부이니 그게 쉬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만만치 않더군요. 그저 주면 먹는 줄 알았는데, 이 녀석이 입맛이 까다롭습니다. 햄이든 고기든, 육류를 섞어줘야 밥을 먹습니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다가도 가만 생각해보니 저랑 닮았습니다.
어찌하였든 저 또한 살아있는 생명이지만, 다른 생명과 함께 살아가면서 그 생명을 돌본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그때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그 강아지의 이름은 ‘바람’이였지요.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가라고 지어줬습니다. 그리고 성주에 있는 공소로 이동한 며칠 뒤에, 그 ‘바람’이란 이름처럼 마당에서 놀다가 어디론가 떠나갔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채워준다는 것. 말이야 쉽지만, 참 어렵습니다.
그것이 진정 어려운 이유는 다름 아닌 ‘내가 나 자신을 내어주어야’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를 내려놓지 못하면 나눌 수도, 채울 수도 없습니다.
그런 우리들이지만,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구원역사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들은 늘 먹고 마시던 빵과 포도주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누어 받습니다.
이처럼 구원역사는 우리를 돌보고 채워주시려 당신을 내어 던지고 찾아오시는 하느님의 ‘아낌없는’ 발걸음입니다. 하느님의 ‘나눔’의 발걸음입니다. 그분의 발걸음이 닿는 곳, 바로 우리의 식탁, 그리스도께서 찾아오시는 생명의 자리, 성체성사입니다.
그분을 기쁨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지 우리 자신에게 질문해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