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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4
구경꾼을 멀리 하는 일
혼자서 성당에 앉아 기도하고 있노라면 슬그머니 엉뚱한 생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을 누가 보아주었으면 하는 묘한 유혹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일을 잘 치루었을 때 그것을 떠벌리고 은근히 자랑하고 있는 내 모습을 후회한 적도 많습니다.
이렇게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가 한 선행(善行)을 칭찬 받고 싶고 널리 알려지길 원합니다. 이것은 이 세상에서 사람들로부터 상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자주 하느님으로부터가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합니다. 내가 내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고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 싶을 때 교만이 스며들게 되는 법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지 말라”(마태 6,1). 곧 이 말씀은 내가 내 자신한테서 선행을 감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잘한 일을 내 스스로 떠들지 않고 입을 다문다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내 자신이 행한 선행에 대해서 교묘하게 많은 구경꾼을 끌어들여 왔고, 또 내 선행을 그 구경꾼들에게 사실보다 더 과장되게 선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상과 인정을 바라면서 구경꾼을 더 많이 모으려고 애를 씁니다.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 하느님까지도 구경꾼으로 끌어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때부터 내 행동의 동기가 불순해 집니다. 선(善)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칭찬과 보상을 얻기 위한 위선(僞善)이 되고 맙니다. 이처럼 위선자가 바치는 기도의 경우 자신의 기도에 구경꾼을 불러들임으로 그 기도는 하느님께 바치는 순수한 기도가 아니라, 교묘한 자기자랑과 교만의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사람들로부터 상을 바란다면 그건 이미 자기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나의 선행에 대해 이 세상 누구도 상을 줄 수 없고, 누구에게도 그 상을 바라지 않는 마음이 있어야 하느님으로부터의 상이 가능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상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이 세상에서 나의 선행을 지켜볼 구경꾼들을 멀리하는 일입니다.
도원천주교회(2020. 3. 25)
최경환(F.하비에르)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