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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주님 만찬 성목요일
오늘 미사 정식 이름은 뭘까?
‘주님 만찬 미사’이다.
만찬이라고 하면 좀 잘 먹는 저녁식사인데, 주님께서 잡히시는 바로 그날 밤에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신 것을 오늘 재현한다.
이 만찬에서 주님께서는 성체성사(미사)를 제정하셨다.
즉 예수께서는 잡히시는 바로 그 날 성체성사를 세우셨고, 단 한 번의 미사를 봉헌하신 샘이다.
그래서 오늘의 미사는 최초의 미사를 재현한다.
감실 문이 열려있고, 감실은 비어있다.
최초의 미사이니 미리 축성된 성체도 없는 상태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오늘 이 미사를 시작으로 ‘파스카 성삼일’이 시작된다.
파스카 성삼일은 사순시기와 부활시기의 ‘사이에’ 있다.
엄밀히 말해 보면, 사순시기는 주님 만찬 미사 직전에 끝난 것이고, 부활시기는 주님 부활 대축일(주일) 저녁기도가 끝난 후부터 시작된다.
즉, 파스카 성삼일은 사순시기도 아니고, 부활시기도 아니다.
이 시기는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무엇과 무엇 사이에 단순히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사이에 ‘움직임’으로서 파스카 시기는 사순과 부활의 연결이다.
예수의 움직임, 제자들의 움직임, 복음서(특히 수난복음)에 등장하는 다수의 인물들의 움직임을 통해서 파스카 성삼일의 의미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삼일의 독서와 복음을 찬찬히 보면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이들은 말과 행동, 결심을 통해서 저마다 움직이고 있음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죽음에서 부활로 건너가는 움직임에 동참하는 말과 행동 결심을 보이는 사람들의 ‘파스카’를 보여주는 시기이다.
파스카 말뜻? 히브리말로 건너 띄고 지나가다 이다.
모세를 통한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탈출이야기 잘 알고 계실 것이다.
파라오가 이스라엘 민족을 놓아주지 않자 하느님께서 10가지 재앙을 일으키셨고, 그 마지막 재앙을 통해서 결국 파라오는 굴복하고 이스라엘을 풀어준다.
그 마지막 재앙이 무엇이었나? 모든 이집트인의 첫째아들을 죽인 사건이다.
“이날 밤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면서, 사람에서 짐승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땅의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 치겠다. 그리고 이집트 신들을 모조리 벌하겠다.”
이때 파라오의 첫째아들도 죽임을 당한다. 성서를 계속보자.
“나는 주님이다. 너희가 있는 집에 발린 피는 너희를 위한 표지가 될 것이다. 내가 이집트를 칠 때, 그 피를 보고 너희만은 거르고 지나가겠다. 그러면 어떤 재앙도 너희를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파스카-거르고 지나감이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아시다시피 이집트(파라오의 지배)는 악을 상징한다. 즉 출애굽기 혹은 탈출기는 악의세력에서, 악의 종살이에서 자유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강한 권능을 보주주고 있는 책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 출애굽, 파스카 사건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유월절, 혹은 과월절이라고 칭해지는 축재를 매년 지내면서 오늘의 독서를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그것이 매년 계속되었다.
후에, 그리스도교가 생기면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파스카 사건과 강하게 연결되었다.
오늘 즉, 최후의 만찬 날은 언제였을까? 파스카 준비일 전날 이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 민족이 파스카 축제(유월절)를 준비하는 날의 전날이 최후의 만찬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즉 파스카 축제 준비일에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그러면, 이스라엘 민족은 파스카 축제 준비일에 무엇을 했을까? 양을 잡았다.
어떤 양이냐?
오늘 1독서에 나온다.
“이 짐승은 일 년 된 흠 없는 수컷으로 양이나 염소 가운데에서 마련하여라.너희는 그것을 이달 열나흗날까지 두었다가,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가 모여 저녁 어스름에 잡아라. 그리고 그 피는 받아서, 짐승을 먹을 집의 두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라라. 그날 밤에 그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나물을 곁들여 먹어야 한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다.”
과거 이스라엘 민족의 파스카 사건을 위해서 희생된 양이 잡힌 그날 예수께서 돌아가셨다.
파스카 사건에서 희생된 ‘그 양이 곧 예수님이시다’는 의미이다.
파스카 축제의 의미는, 어린양의 피 흘림으로 인해 노예에서 해방된 자유인이 되는 것에 있다.
부활절의 의미는 이 파스카 축제의 의미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보다 풍부해진다.
파스카의 어린양이 되신 예수님의 피 흘리심으로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되고 자유로이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
거기에 더하여, 죽음에서 부활 즉 영원한 삶이라는 자유의 삶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미사가 파스카 성삼일의 시작이 되는 이유이다.
그리고 우리가 성체를 모실 때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유인이 된다는 것,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 그리고 죽음을 넘어서 부활을 희망할 수 있다는 것이 파스카 성삼일의 메시지이다.
그리고 이 사건의 중심에 예수님의 건너감, 움직임(죽음과 부활)이 위치한다.
자유와 해방, 구원을 주기위해 희생된 어린 양을 생각해보라.
그의 피 흘림으로 우리는 죄와 죽음의 종살이에서 건너 띄고 지나온 것이다.
어린양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이들, 어린양의 피와 살을 먹고 그분과 함께‘움직이는’이에게 그분과 함께 부활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오늘 어린양이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한 가지 당부를 하신다. 그 당부를 몸소 보여주신다.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끝까지 사랑하셨다. 끝까지 사랑한다는 것은 발을 씻겨주는 것이다.
참으로 자유롭고 싶다면, 참으로 건너가고 싶다면, 상대의 발을 씻겨주라고 하신다.
구원을 희망한다면 상대의 발을 씻겨주라고 하신다.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이제 성체성사 제정의 의미를 말 해 볼 수 있겠다.
파스카 축제의 어린양이 되신 예수께서는 우리에게도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라고 하신다.
그분의 몸을 먹고 피를 마심으로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죽음에서 부활로 건너가게 하는, 끝까지 사랑하는, 타인에게 봉사하는 또 하나의 ‘어린양’이 되어라는 의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