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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정 축일 2020. 12. 27

 

✜ 찬미예수님! 모든 가정의 모범이 되신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을 맞아 본당 교우 여러분의 가정에도 주님의 축복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성탄 대축일에도 교우 여러분을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 가득했지만, 본당 마당의 성모상 앞에 마련된 아기 예수님의 구유 앞에서 기도하시는 교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 

 

✜ 주일복음 묵상(루카 2,22-40)

  천주교 신자가정이라면 누구나 예수님을 가정의 주인으로 모시고 서로 화목하고 기도하는 성가정을 꿈꾸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가장인 아버지로부터 어린 자녀들에게까지 저마다 이 시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은 하느님 중심이라는 영적인 가치를 망각하게 하고 함께 기도하는 가정의 분위기가 위협받는 처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더욱 하느님의 뜻 안에서 예수님을 중심으로 살아온 성가정의 모범을 기억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나자렛 성가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나자렛 성가정이 모든 가정이 닮아야 할 이상적인 모델이지만, 동시에 어느 가정도 겪을 수 없는 고난과 위기의 순간을 감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음사가들은 나자렛 성가정의 어두운 모습을 감추기보다, 오히려 그들이 그 고난과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인간의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마리아의 임신으로 파혼 직전까지 이르지만, 요셉은 천사를 통한 하느님의 뜻을 믿고 견디어 냅니다. 또한 온 가족이 이집트로 피난해야 하는 시련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꿋꿋이 살아갑니다. 또한 구세주로서 구원과 사랑을 선포하다가 십자가의 죽음을 겪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고통과 아픔은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습니다. 성가정이 겪어야 할 이 큰 고통 앞에서도 성모님과 성요셉은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고 마음속에 곰곰이 되새깁니다(루카 2,19). 온갖 시련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변화 시켜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빛이신 하느님께 온전히 의지하셨습니다.

 

  이 시대 우리 가정의 모습도 급속히 바뀌고 그로 인한 가정 공동체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한마디로 위기의 가정들이 우리 주변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변화를 가져다주는 지표 중의 하나인 ‘1인 가구’의 급증입니다. 2020년 6월 말 현재 행정 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38.5%로 전체 가구에서 가장 많습니다. 2인 가구는 23.1%로 1⸱2인 가구를 합한 비중이 61.6%에 달합니다. 3인가구는 17.6%, 4인가구는 15.8%를 차지합니다. 최소한 가정 공동체의 형태를 유지하는 4인 가구는 점점 줄고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이 우리 시대의 흐름이 되었습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먹기)이라는 신조어가 낯설지 않습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으로 여기며 결혼을 포기한 이들도 늘어납니다. 이로 인한 이혼 증가, 경제적인 이유의 별거, 기러기 가족, 학대 받는 아동, 독거노인 등의 모습으로 우리 가정의 본래의 모습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가정이 아무리 위기에 처했다할지라도 우리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상처받고 시련을 겪는 우리 가족들에게 희망이 되고 빛이 되어야 합니다. 가정에서 위로받지 못하고 가족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면 건강한 인격과 따뜻한 사랑이 자라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선물인 가정은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랑이 꽃피는 자리입니다. 가정 안에서 사랑이야말로 모든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치료제입니다. 바로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가정을 통해 당신의 위대한 일을 지속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어야 할 소명이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주변에 경제적⸱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 가정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자기를 내어주는 사랑, 고통을 나누는 사랑, 모든 것을 참고 인내하는 사랑, 모든 것을 덮어 주고 용서하는 사랑이 우리 가정에서 시작되어 우리 주변의 이웃과 세상을 향해 흘러가도록 합시다.

  

  올 한해 많은 어려움을 감내하신 교우 여러분에게 주님의 따뜻한 축복과 위로가 함께 하시고, 새해에도 자비로우신 주님의 손길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도원천주교회  주임신부 최경환(F.하비에르)